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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엔터·팬덤·커머스…혹한기 수백억 투자받은 스타트업들

관리자 2022.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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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표현대로 ‘수영장의 물(유동성)’이 빠지는 중인데 수백억원씩 자금을 조달한 초기 스타트업들이 있다. 기자는 스타트업 정보지 와우테일과 액셀러레이터 빅뱅엔젤스를 공동 운영하는 김태현 대표의 자문을 받아 올해 1~6월 최종 100억원 이상 자금 유치를 완료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초기 스타트업 6곳을 집중 탐구했다. 위기를 돌파할 저마다의 실력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의 사업 모델에는 ‘알면 이기는’ 필승 트렌드가 감지됐다. 스타트업에서 확인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의 흐름을 세 가지로 정리한다. 통상 투자업계에선 시드(seed), 프리 A, 시리즈 A 투자 단계에 있는 기업을 초기(early stage·얼리 스테이지) 스타트업으로 분류한다.


1│K엔터 부상에 제작·유통 기술도 뜬다


서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맞먹는 세계 엔터테인먼트의 심장으로 거듭난 덕분일 것이다.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기술을 접목한 스타트업의 사업 기회가 폭발했다. 올 3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금을 유치한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미국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와 장기 파트너십을 맺고 시각특수효과(VFX) 및 버추얼 프로덕션 기술을 제공키로 한 계약 덕분에 몸값이 올라갔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권역별로 콘텐츠 제작 및 수급 네트워크(콘텐츠 팜)를 구축했는데, 한국도 주요 생산 기지 중 하나다. 브이에이코퍼레이션은 이번 투자로 경기도 일대에 11만5000㎡ 규모의 버추얼 스튜디오를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버추얼 스튜디오는 다양한 배경을 LED 스크린에 구현하는 시설이다. 설치와 철거를 반복해야 하는 물리적 세트를 최소화해 제작비를 줄인다.


K엔터의 후광 효과로 영화 투자배급사 NEW의 사내벤처 1호 뉴아이디도 지난 6월 70억원을 추가 유치, 총 13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라운드를 상반기에 마무리했다. 뉴아이디는 광고 기반 스트리밍 사업자에 한국 콘텐츠 등을 공급하고 있다. 박준경 뉴아이디 대표는 “창업 3년 만에 삼성 TV 플러스, LG 채널, 아마존 프리비, 더 로쿠 채널, 플루토 TV(파라마운트 글로벌) 등 북미·남미·유럽 20여 개 거래처에 아시아 콘텐츠 전문 채널 24개를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아이디는 다수 스트리밍 업체와 연동되는 콘텐츠 매니지먼트시스템(CMS),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후반 작업 기술(화질 개선, 특정 음원 및 이미지 제거)과 스트리밍 광고 특허 등을 보유하고 있다.


카펜스트리트는 ‘K웹툰’ 바람의 수혜를 입었다. 네이버웹툰·카카오웹툰이 1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웹툰 시장 공략에 나선 가운데, 카펜스트리트는 웹툰 배경 전용 이미지 제작 도구 ‘에이블러’를 개발, 창업 3년 만에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카펜스트리트는 건축가, 인테리어 전문가의 3D 모델 소스, 3D 디자인을 웹툰 작가들에게 연결해주는 플랫폼 '에이콘 3D'도 운영하고 있다.


2│팬心은 강하다…‘팬 테크’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팝 열풍의 주역은 팬덤이었다. 팬은 공연에 참여하고 굿즈도 사들이며 흥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스페이스오디티, 패니지먼트 등 팬 비즈니스 전문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는 이유다. ‘팬 테크(Fan+Tech)’ ‘팬더스트리(Fan+Industry)’라는 용어도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비마이프렌즈다.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개발한 핵심 멤버들이 만든 비마이프렌즈는 지난 5월 CJ로부터 전략적 투자(224억원)를 유치했다. 시리즈 A 단계에서만 3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했다. 캐나다 기업 중 시가 총액 1위를 기록한 전자상거래 구축 플랫폼 쇼피파이(Shopify)처럼 비마이프렌즈도 크리에이터(creator·창작자)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팬덤 플랫폼을 개설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콘텐츠 게시·판매부터 멤버십 관리 및 후원, 커뮤니티 기능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3│미디어와 커머스의 융합 바람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콘텐츠 제작 바람이 거센 가운데, 스타트업 투자에서도 ‘미디어 커머스’의 도도한 흐름이 보인다. 미디어 커머스란 스토리텔링과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적극 활용하는 전자상거래 기법이다. 모바일 상거래 스타트업 RXC는 프리 A 시리즈 단계에서 올해 200억원의 투자금(누적 400억원)을 유치했다. RXC가 출시한 앱 ‘프리즘’은 MZ 세대(밀레니얼+Z 세대·1981~2010년생)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감각적인 숏폼으로 전달해 판매액을 끌어올린다. 숏폼이란 15~60초의 짧은 동영상을 말한다. 프리즘은 라이브 경매(옥션), 라이브 추첨(래플)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도 내세워 출시 3개월 만에 1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패스트뷰 역시 ‘콘텐츠 커머스’ 전략으로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00억원을 유치했다. 패스트뷰는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 소셜미디어(SNS) 및 다수 채널에 제작자를 대신해 콘텐츠를 유통해주는 ‘뷰어스’와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전자상거래 ‘셀러밀’ 등을 내놓았다. 


이용현 DSC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콘텐츠·커머스·커뮤니티 경계가 점점 사라지는 미디어 소비 동향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훈 IBK투자증권 심사역은 “글로벌 미디어 테크 기업으로의 성장 가능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윈윈할 수 있는 비즈니스 구조를 가진 기업들이 높게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